카파도키아 열기구 투어 날씨 확인 사이트 가격 > 공지사항

• 목록
• 답변
• 글쓰기
• 게시판 리스트 옵션
  • 수정
  • 삭제

도쿄 미드타운에는 21_21디자인사이트라는 건물이 있다. 이 사이트가 개관할 때 나는 마침 일본을 방문중이었다. 그때 본 이 건물은 마치 공원 속에 묻혀있는 듯 자연스럽게 주변 경관과 어울러져 있었고, 사선을 따라 내려가는 동선도 특이하여 기억에 남는 미술관이었다.​이번 여행동안 이곳에서는 전시가 없어서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이 길을 따라 공원을 산책하였다. 도심 속에 아기자기한 공원이 있는 것은 일본의 특징이라서 놀라울 게 없었지만 몇 가지 어린이들 놀이기구가 눈에 띄었다. 빌딩 숲 속에 자리잡은 공원에는 호수도 있고 키 작은 거눔ㄹ도 있고, 오솔길을 따라 여러가지 꽃들이 막 피어올라오고 있었다.​평범하고 작은 농구코트에서는 소년들이 농구를 하고 있었다. 별다를 것 없는 이런 장면에서 나는 때때로 에너지와 밝은 미래를 느끼니 나도 좀 과몰입하는 것 같다.​이건 정글짐인듯 한데, 대부분의 정글짐이 높이 올라가는 것에 비해 이것은 낮게 그물망처럼 설치되어 있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다소 위험할 듯도 보였지만 바닥으로 낮게 내려앉은 디자인 사이트와 뭔가 유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네가 육중한 철프래임 속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철프래임은 기호같이 보였고, 앞에 쳐진 팬스까지 포함하여 영역을 확실히 구분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네는 어린이용과 유아용으로 구분되어 있었고, 바닥에는 안전하게 외부용 카펫이 설치되어 있었다.​가장 디자인적이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미끄럼틀이었다. 멀리서 보니 육중하고 심플한 모양과 임팩트한 컬러로 철제로 제작된 미끄럼틀이 한눈에 띄었다. 가까이 가서보니 올라가는 계단에 안전바가 설치되어 있었고, 모서리마다 긁히지 않도록 라운드 처리가 되어 있었다. 각진 느낌 때문에 위험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의외로 안전에 신경을 쓴 놀이기구였다. 미끄럼틀 부분도 양쪽의 난간이 높게 제작되어 떨어질 위험을 최소화했고, 미끄럼틀의 각도도 적당히 속도를 낼 수 있고 마지막 부분에 속도를 줄일 수 있는 곡선을 주어 재미와 안전을 모두 고려한 듯 했다. ​비록 몇 가지 놀이기구였지만 디자인과 안전, 재미, 주변경관과의 어울림을 모두 고려한 일본 디자인을 보는 것 같아서 디자인하는 사람으로서 퍽 인상깊은 곳이었다. 다만, 미끄럼틀 가장 아래부분의 난간 모서리는 아무리 쇠를 라운드처리했다고 해도 키작은 어린이가 계단이 아닌 미끄럼틀 쪽으로 올라가려고 할 때 찍히는 사고가 나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다.